2016년 9월, 광운대의 한 연구팀은 국방부의 의뢰를 받아 ‘독특한 주제’에 대해 연구합니다. 그 ‘독특한 주제’는 바로 군체험 게임. ‘입대 대상자들에게 미리 군을 간접체험해보게 해서 군 복무에 대한 두려움을 없앤다’라는 목적아래 국방부가 새롭게 추진한 일입니다.
이런 일이 추진되고 있었다는 것이 지난 17일 알려지게 되었고, 큰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논란의 포인트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29억으로 게임을 만들 수는 있는데..
광운대 연구팀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방부가 원하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선 2년의 시간과 9명의 개발자, 29억원 가량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많은 게임산업 관계자 및 게이머들이 반발하고 있는데요. 최근 제작되었다가 망한 게임인 서든어택2만 보더라도, 개발비 200억원에 개발인력은 100명 가까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29억원이면 현존하는 FPS게임들에 비해 상당히 퀄리티가 떨어지는 게임이 나올 수 밖에 없죠. 심지어 용역 내용에 따르면, 29억 중 절반은 제작사가 부담해야 한다고 합니다. 국방부 게임이기에 무료 게임일 수 밖에 없고, 당연히 게임 제작 후 수익은 기대할 수 조차 없는데 과연 누가 이 게임 제작에 나설까요?!
게임 제작비를 현역군인들에게 써야
게임을 만들어서 군대 홍보 할 것이 아니라, 현역 군인들에게 투자하는게 맞다는 의견또한 많습니다. 징병제라고 하지만 터무니 없이 적은 월급을 주는 마당에, 군대 게임 만들어서 군대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준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냐는 의견이죠. 그럴 예산으로 조금이라도 복무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라는 것이 네티즌들의 의견입니다.
AA온라인이 부러우면 그대로 만들어야
국방부의 이런 계획은 미 국방부가 내놓은 AA온라인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모병제를 시행중인 미국에선 독창적인 군대 홍보전략이 필요했고, 그래서 내놓은게 America’s Army Online(AA온라인)입니다. 이 게임은 많은 FPS매니아들에게 미 국방부가 직접 내놓은 현실감있는 FPS게임이란 평을 받았고, 심지어 한국 FPS 매니아들도 접하는 게임이 되었죠. 미국에선 이 AA온라인을 해보고 군대 입대했다가 후회한다는 이야기도 나올 정도의 고퀄 게임입니다.
국방부가 게임 제작을 통해 AA온라인의 성과를 얻고 싶으면, 그만큼 고퀄리티 게임으로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 진행되는 과정을 보면, 우리 예산만 또 축날 것 같은 느낌이네요. 현재 국방부는 “여러 의견을 듣는 과정”이라고 밝힌 상황이라며, “사업 방식은 향후 사업 추진 단계에서 결정될 예정”이라 밝힌 상황입니다.